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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닥터컬럼

제목

장구와 다이꼬

작성자
마인드닥터
작성일
2009.04.15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2452
내용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공연을 보았다. 특히 이번에는 일본 최고의 다이꼬(太鼓)연주자인 하야시 에데스와 함께 한 의미있는 기획이었다. 고는 북을 뜻하는 악기인데 하야시가 연주한 다이꼬는 일본 어느 지역을 가나 볼 수 있는 일본인들과 오래 한 전통악기라고 한다. 김덕수님이 연주하는 고는 자신이 신들리게 연주한 장구가 대표적이다.

독도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는 현재 그 동해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온 양국의 어부들이 부르는 뱃노래를 같이 합주한 순서는 압권이었다. 김덕수 놀이패의 4개의 장구와 하야시패의 3개의 다이꼬의 북소리는 관객들을 몰입시켜 얼을 빼놓을 정도였다. 7개 북들의 합주와 우리 사물놀이의 징,꽹과리, 대금, 그리고 춤이 어우려져서 나오는 ‘어이야 디야‘의 가락은 절정으로 이끌었는데 신명이란 것이 이런 것이구나 느낄 수 있었다.

다이꼬는 직선적이며 역동적인 소리를 내는 큰 악기인데 선이 굵으나 리듬이 단순하게 느껴졌으며 장구는 곡선적이며 리듬이 다양하고 장단수의 변화가 많은 것이 특징이었다. 이러한 특징은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말해준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형적인 틀과 형식을 중요시하는 일본문화처럼 다이꼬의 연주는 비쥬얼한 면이 강조되고 5명의 연주자들이 짜여진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조화로운 모습은 마치 한사람이 연주하는 것처럼 호흡이 맞았고 웅장한 느낌이었다.

김덕수의 장구는 그리고 우리 사물놀이패의 연주는 이에 비해 장단수의 다양한 변화를 주로 하는 리듬감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장구와 꽹과리는 서로 호흡을 맞추며 기막힌 일치의 동조감을 보이다가도 서로 다른 곡조와 리듬으로 나가는데 각자의 연주가 아니라 같이 어우러지는 합주였다. 끊어질 듯 하면서 다시 이어져 큰 울림으로 넘는 가락은 우리 민족의 아리랑의 질곡의 역사가 아닌가. 일사불란하게 울려지는 같은 소리가 아니라 특색있는 각각의 소리가 서로 쓰다듬으며 어우려지는, 깊은 한도 신명으로 승화하는 우리 민족의 가락을 사물놀이에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가깝지만 먼 나라라고 하는 일본인데 이번 공연에서 본 일본전통의 다이꼬의 소리와 곡조는 우리의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덩기 덩기와 어이야 디야를 이어 나가면서 다이꼬는 아무런 이질감 없이 이 소리들을 받치고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킴을 보았다. 무대에 있던 놀이패들이 장단을 벌이며 내려와 관객들과 함께 공연장 밖의 초여름 달빛 광장으로 모두 나가서 판을 벌이는 모습은 흥겨운 민속놀이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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