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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후기

제목

믿어야 낫습니다. 나는 절대적으로 괜찮아집니다.

작성자
파아란하늘
작성일
2022.05.19
첨부파일0
추천수
1
조회수
419
내용

조금씩 더워지는 날씨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선풍기와 에어컨을 준비하는 시기이죠. 초여름의 시작에서 에어컨이 고장나면 우린 어떻게 하나요. 바로 수리점에 as를 맡기죠. 왜냐하면 우리의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오시기 까지 많은 고민을 하고 많은 용기를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 당신들께 감히 말씀드립니다. 우린 고장 났고 이곳은 고장난 우리를 고쳐주는 수리점일 뿐이라고. 별 거 아니라고.

 

 

4년 전 2019년에 이곳을 처음 찾은 제가 의사 선생님께 말한 내용이 아직 생생히 기억납니다.

 

 

"죽고 싶은 생각 없어요. 엄마가 죽기 전 까지 어차피 못 죽을 테니까. 그래서 엄마가 죽는 생각을 해요.", "혼잣말을 해요. 일어날 것 같은 모든 일을 혼자서 연습해요. 플랜 A,B,C까지 다 연습해야 돼요.", "난 패배자. 실패자. 이런 생각이 날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해요. 다들 날 실패했다고 생각해요."

 

 

처음 약물 치료를 했을 무렵, 정확히 4일 째가 되었던 날 직장상사가 제게 이야기 했습니다. "좋은 일 있나봐, 얼굴 좋아보이네. 콧노래까지 흥얼거리고."

 

적잖은 충격이었죠. 사실 약물 치료를 한 후로 단 한 번도 울지 않았다는 사실은 제게 허무한 감정마저 느끼게 했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걸. 거실 바닥에 날라 다니는 개털보다 못한 존재같은 나란 인간의 자기혐오가 3일의 약 처방으로 내 머리에서 사라지다니. 몇 년의 시간 동안 내가 얼마나 아팠는데.

 

 

처음 2년의 치료 기간이 필요할 것 같다는 선생님의 말씀과 다르게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치료를 받은 기간이 이제 4년이 넘었습니다. 그리고 제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갓난쟁이 아기처럼 다시 걷는 법, 뛰는 법, 웃는 법,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빈털털이 무직 30대에서 나의 사업장을 가진 돈 걱정은 안 하고 살아도 되는 사람이 되었고, 거울을 보며 울었던 나는 이제 아침마다 어제보다 오늘 더 예쁘군. 하며 웃어 보이는 내가 되었습니다. 철저하게 외로웠던 나는 다시 사랑을 하고, 내가 잘 하는 것을 다시 만나고. 잃었던 본질 적 자아를 찾아가는 중입니다.

 

 

그리고 가장 큰 변화는, 없어졌다 생각했던 가족이 다시 생겼습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지만, 없었다고 생각했던 나의 소중한 가족들을 다시 찾았습니다. 그 자리에서 내가 돌아오길 기다려 준 나의 가족을 다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우린 이제 서로를 사랑한다 말하고, 행복하자 말합니다.

 

 

나를 되찾으면, 나 뿐만 아니라 나의 세계가 다시 찾아옵니다. 고장 난 물건을 고치듯이 나의 마음에 기름칠을 하고 나사를 단단하게 조여 주면 우린 더욱 견고한 하나의 내가 됩니다. 의심하지 마세요. 분명하게 당신은 좋아집니다. 믿음이 우리를 살립니다. 혼자서 이겨내고 견뎌낼 거야. 라고 판단 내리지 마세요.

 

 

혼자 버티면 딱딱해지고, 함께 치료하면 단단해집니다. 딱딱한 것은 부러지지만 단단한 것은 강해집니다. 여러분이 다시 행복하게 웃을 날이 곧 찾아오길 진심으로 바라고 바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인드닥터의 한치호 선생님께 저를 믿어주시고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단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제겐 인생이란 과제의 길잡이를 해주신 스승님이십니다. 그리고 항상 웃으면서 친절하게 저를 맞이해주시고 말 없이 응원해주신 예쁜 간호사 선생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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