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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닥터컬럼

제목

천 사 3

작성자
마인드닥터
작성일
2009.04.15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2073
내용

보통 환자분들은 자신의 차트 하나만 들고 오는데 비하여 이 분은 15-20개의 차트들과 함께 나타난다. 아동치료시설에 근무하는 선생님이자 아이들을 24시간 돌보아 주는 보모인데 참으로 맑고 순한 눈빛을 가진 분이다.

정신박약아, 뇌성마비, 간질 등의 심한 선천성 질환이 있어 부모로부터 시설로 맡겨진 아이들...
간질발작이 나타나면 온 몸의 경련이 그치지 않는 아이, 사지의 마비성 변형으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기에 먹는 것부터 엄마 손이 필요한 아이, 덩치는 크지만 지능이 낮아 마음대로 행동하는 아이들.

이들의 엄마역할을 하는 이분들은 출, 퇴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아이들과 숙식을 같이 하며 살고 있다. 그러기에, 누구보다 아이들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자기아이들을 세상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내 아이들이 무시당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친부모의 마음을 가지고 있음을 볼 때마다 느끼게 되었다.

이분은 아이의 진료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아이의 손을 놓지 않는다. 정신박약자아이, 뇌성마비이며 간질성 경련이 심한 환자의 침과 콧물을 닦아주며 귀여운 자식을 대하는 모습이다.
아직 시집도 안간 미혼의 여성의 이런 모습에서 너무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풍기는 것이다. 아마 집에서는 결혼을 독촉하는 것같은데, 이 분은 그런 마음이 없는 것 같다.

“아니예요. 다른 선생님들은 모두 아이들에게 이렇게 대해요 ”. 내가 대단하다고 하자 이렇게 말을 받으며 부끄러워 하신다.
아이들에게는 자신을 여기에 맡긴 부모보다 더 부모같은 소중한 사람들이다. 그러기에 각 방의 아이들을 전담하여 돌보는 선생님이 혹시 바뀌면 그 방의 아이들이 상태가 안좋아지게 된다. 장애아이들의 심리적 불안정이 그대로 몸의 표현으로 나타나는 것을 보고 엄마손이 약손이라는 마음의 힘을 확인하게 된다.

힘든 환경과 열악한 근무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돌보고 거두는 천사들에게 부끄러운 마음으로 칭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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